The Bass Talk! 남두영의 콘트라베이스 이야기

베이스와의 첫 만남

고급 악기로 가는 길...

조회 수 21348 추천 수 0 2011.05.01 08:48:33

먼저 전문 연주자가 아닌 이상 필요 이상의 고급 악기는 신중히 선택할 일이고 어쩌면

분수에 맞지 않는 경우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전공자도 아니면서 이 악기 저악기 만져보고

실력에 맞지도 않는 고급악기를 찾는 것에 대해 노력하시는 많은 분들과 악기에 죄송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저의 콘트라베이스에 대한 애정은 감히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모습의 노력이라 봐주시기 바라며 양해 부탁드립니다.

 

현재까지 다양한 악기들을 써 보았는데 현재 시점에서 각각의 느낌을 적어볼까 합니다.

국산 악기부터 어떤 악기들이 있는가 참고 하시라는 의미에서 좀 길게 적어봅니다.

 

제가 처음 썼던 악기는 중고 미국산 케이 Kay 제 악기입니다.

합판으로 만든 악기였지만 나름 잘 울리고 좋았는데 넘어뜨려 브릿지 쪽이 무너지며

안타깝게도 사망. -_- ;;;  그 뒤에 을지로 화공약품상에서 아교를 사다 직접 중탕해

녹여 붙여보고 별짓 다 해봤지만 결국 아웃되고 말았습니다.  아마 미군 재즈클럽이나

그런 루트로 들어왔던 것으로 아는데 아주 초창기 우리나라가 좀 많이 가난했을 시절

전공자들이 쓰기도 했던 그런 악기 입니다. 지금도 재즈 베이스하시는 분들이 쓰는 분들이

계시는 것으로 아는데 재즈용으로 가격대비 성능으로는 좋습니다.

 

그 뒤에 쓴 것이 아마도 중국제로 추정되는 싼 악기...

셋팅을 맞추는 것의 중요성은 정말 어떻게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셋팅을 안맞춘 이 악기로 기초를 배웠는데 지판과 현이 너무 떨어져있어서 왼손을

무작정 꽉 누르는 습관이 생겼는데 지금까지도 지판에 현이 뭉게지도록 세게 눌러서

빠른 스케일도 안되고 조금만 연습해도 왼손 손목이 저려서 힘듭니다. 일단 한번 몸에

베인 습관은 절대 없어지지 않네요. 지금도 레슨 선생님의 1번 지적 사항입니다.

소리는 브릿지가 높아서 아주 힘차게 벙벙거립니다. 포커스 없음. 솔로? 그런 것

이 수준의 악기에선 상상하면 안됨.

 

상당 부분 개선을 이룬 것이 국산 라이너 베이스의 악기. 나무도 비교적 좋은 자재고

만듦새도 좋아서 만족스럽게 몇 년 썼습니다. H 모 스트링(최X 공방)에서 셋팅을 맞췄는데

아마추어는 절대 가면 안되는 최악의 공방입니다. 베이스 전공자들이 많이 간다고 해서

갔더니 무슨 싸구려 악기에 돈들이느냐 부터 시작해서 고압적인 자세로 나오더니 일 해놓은

것은 완전 개판. 결국 네크 드레싱한 부분이 금이가게 만들어준 곳입니다. 그 뒤에 후배가

중고 악기 구한다고 갔더니 역시 마찬가지의 귀찮다는 듯한 모습에 그 돈이면 뒤판 쩍 갈라진것

덕지덕지 붙여놓은것 가져가라며 꺼내주더군요.  암튼 그 뒤로 다시는 안갑니다.

라이너 베이스의 악기는 "베돌이"라고 이름도 붙여주고 잘 썼는데 베이스하는 후배에게

물려줬습니다.

 

그 뒤에 세종 나눔 앙상블에 들어가면서 조금 고급 악기가 필요하게 되어 빌퍼를 만났습니다.

빌퍼의 각각 모델에 따른 분류는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만 일반적인 빌퍼는

10호가 기본 모델이고 15호 최고급 모델까지 있습니다. 써 본 것은 10호와 12호. 13호는 잠깐

빌려 써봤습니다.

 

http://www.contrabass.de/e_index.html  빌퍼 홈페이지

 

빌퍼정도만 되어도 일반적인 아마츄어 베이시스트에게는 아주 좋은 선택이 됩니다.

일단 울림 자체가 여타 국산이나 중국제와 비교가 안됩니다. 조금 더 입자가 고운 소리라고

해야하나? 국산에서 빌퍼로 가는 단계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데 분명히 달라진 소리에

만족할 수 있을 겁니다. 보통 전공자들이 세컨 악기로 많이 선택하게 되는데 조금 가벼운 연주회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퀄리티가 있다는 뜻입니다. 10호와 12호 역시 차이가 좀 납니다.

소리는 질감과 두께가 달라집니다.

 

그 다음 악기가 독일산 홀츠레크너 Holzlechner 입니다.  전공자들이 그냥 홀츠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http://www.holzlechner.de/start.html 홀츠레크너 홈페이지

 

이 악기도 어떤 계기로 눈 딱감고 지른 뒤 심바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아껴썼는데 빌퍼보다

조금 더 또랑또랑한 소리가 납니다. 음정 찾기가 쉬워지고 소리에 포커스가 있습니다.

발음이 명확해지는 것에 더해 음량도 한 레벨 크게 울립니다. 전반적으로 조금 더

나은 소리가 나는데 홀츠레크너에도 물론 악기 모델들이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제가 썼던 것은

기본모델에서 하나 위의 모델로 메인악기라고 겔러리에 사진 올린 바로 그 악기입니다.

가격대는 중고라도 빌퍼의 두 배 정도 되는지라 쉽게 선택하기는 어렵지만 빌퍼에 만족 못하는

좀 고급 수준의 아마츄어라면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사자머리 장식이 붙어있어 좀

튀는데 장식이 디테일하게 많이 들어갈수록 고급 모델입니다.

 

요즘 욕심이 좀 생겨서 업그레이드를 위해 다시 악기를 찾아보고 있는데 그 다음 단계가

펄만 Pollmann 입니다.  O 가 독일어 움라우트라 푈만이라고 적어야 하는데 그냥 보통 펄만으로

부릅니다.

 

http://www.poellmann-contrabass.de/  푈만 홈페이지

 

몇 년전만 하더라도 전공자들이 많이 찾던 악기였는데 제가 쓰던 홀츠레크너

보다 일단 음색이 약간 더 고급스럽고 3, 4번 현의 울림에 조금더 깊이가 있습니다.

펄만은 보통 부제토라고 C bout의 모양이 조금 색다른 모델이 거의 대부분인데 스크롤 부분에

일반적인 달팽이 모양과 사자 조각이 있습니다. 사자 조각에도 장식이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어간

모델이 있는 것같네요. 사실 소리 차이는 그리 크진 않지만 달팽이 모델보다 사자머리 조각이

들어간 것이 옆판과 뒷판 재료가 조금 더 좋은 나무라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소리 차이는 딱

가격 차이만큼 납니다. (사자머리가 약간 더 비쌉니다.)

 

일반적으로 독일쪽 악기들이 스크롤 부분에 사자를 조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그런 조각이 많이 들어간 악기들은 제작자들 입장에서 뭔가 상품가치를 더 높이고 싶을 정도로

좋은 재료를 썼을때 수고를 더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냥 달팽이 모양의 스크롤보다는 사자머리

모양이 깎기 힘들기 때문에 디테일이 정밀한 장식이 많이 들어간 악기는 그만큼 고급 재료로 만들어진

악기다...라고 생각하시면 크게 틀리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올드 Old 들...

올드는 오래된, 보통 100년 이상 지난 악기들을 말합니다. 나무로 된 현악기의 경우 오래, 잘 관리된

악기가 소리가 더 좋기 때문에 수백년 지난 악기들도 많이 사용합니다. 레슨 선생님의 악기를 빌려

써본 결과 앞서의 새 악기들에 비해 전혀 다른 차원의 소리가 납니다. 새악기는 그냥 새악기들끼리

비교를 해야지 올드와 비교해서는 곤란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전공을 원하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올드 악기를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올드는 음량 면에서는 사실 새악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작거나...그런 수준이지만 음색이 오래된

악기에서만 느낄수 있는... 제 표현으로는 "겨울날 뜨뜻한 온돌방에서 등 지지는 느낌"이 납니다.

가격대도 위의 말한 악기들보다 훨씬 고가이고 결정적으로 관리가 너무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오래된악기다 보니 수리가 여러군데 들어가있는 것은 당연히 기본입니다. 김영용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악기 수리할때 앞판 안쪽에 붙인 패치 숫자를 새어보니 앞판만 250곳이나 수리한 악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수리한 곳 숫자가 많다고 몹쓸 악기라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그만큼 관리가

힘들다는 말입니다. 습도 조금만 잘못 맞춰줘도 터지거나 작은 충격에도 갈라지기 쉽습니다.

거의 사람만한 크기의 얇은 유리그릇 들고 다니는 것 처럼 관리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올드를 찾는 이유는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어려운 수리를 해서라도

꼭 살려서 쓰고 싶은 고급악기라는 말입니다. 올드 악기는 한 10여대 정도 구경해 보았습니다만 정말 좋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전공자라 어떤 댓가를 치루더라도 좋은 소리를 찾아야 한다는 각오가

없는 이상 쉽게 구입할만한 악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언젠가 더 나이 들고 베이스 들고 다닐 힘이 없을

시절이 오게 되면 마지막으로 베이스로 가장 럭셔리한 사치를 부려 본다면 한번 구해 볼까요?

아직은 어렵기만 하고 구입할 여유가 있더라도 절대 아마츄어가 쓸 악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Kaytan

송어 피아노 5중주에 왜 콘트라베이스를 넣었을까? imagefile [6106]

프랜치 보우에 대한 감상... [2]

카본 소재의 활 구입. imagefile [4228]

올드 악기에 대한 생각...2 [6330]

올드 악기에 대한 생각. imagefile [5767]

검은 색 활털에 관한 잡설.... [6490]

고급 악기로 가는 길... [5669]

지금까지 사용한 베이스 현의 비교 [5632]

콘트라베이스란? image [6734]

현 이야기 image [12866]

악기 관리와 보관 image [6338]

활의 종류와 각 부분의 명칭 image [1]

베이스의 대략적인 구조 image [7]